늦은 밤 9시쯤에 이마트 키친델리 코너를 어슬렁거린다.
이 시간대에 으레하는 할인 판매 상품을 노린다.
한마리로스트치킨을 업어왔다.
포장이 특이하다.
한 마리 치킨이 무려 5,089원이다.
이러다 부자 되는 건가?
치킨이 나에게 사랑한다고 말하고 있는 것 같은 자태를 하고 있다.
데우기 전이라 윤기가 나지 않아 아직 덜 먹음직스럽다.
탄 건가 싶을 정도로 까매서 자세히 보니 후추가 아낌없이 뿌려져 있었던 거였다.
왜 포장이 하트 모양인가 했더니 먹기 좋게 반으로 잘라 포장해 놓은 거였다.
일단 반만 전자레인지에 돌려본다.
따뜻하게 데우니 윤기가 돌면서 훨씬 더 먹음직스러워 보인다.
넓적 닭다리로 시작해본다.
영롱.
아낌없이 쓴 것처럼 보였던 양념은 후추와 소금이었다.
양념을 강하게 해서 짭짤함과 후추 맛이 강하다.
싱겁게 먹는 사람은 짜다고 느낄 수도.
짭짤해서 맥주 안주로도 좋고, 밥이랑 먹어도 좋은 반찬일 것 같다.
특별히 소스가 생각나지도 않는다.
많은 사람들이 그렇듯이 나도 닭 껍질을 좋아하는데 이마트 한마리로스트치킨 닭 껍질은 특히 맛있었다.
구워서 그런지 부담스러울 정도로 기름지지도 않고 딱 좋다.
개미와 베짱이에서 겨울을 생각하지 않고 이 순간을 즐기는 베짱이처럼 나중에 따로 먹어야 할 가슴살 생각을 애써 외면한 채 닭 껍질만 뜯어 내 먹어본다.
천국이다.
이제 겨울을 맞이해 본다.
음... 생각보다 나쁘지 않다.
내가 생각하기에 모든 치킨요리에서 그 닭의 신선도를 가장 쉽게 판별할 수 있는 방법은 가슴살을 먹어보는 것이다.
살아있는 닭을 그 자리에서 잡아서 치킨을 튀겨주는 시골 통닭집에서 사 먹는 프라이드치킨의 가슴살에서는 쫄깃한 맛이 나고, 질이 좋지 않고 잡은지 오래된 닭의 가슴살일 수록 퍽퍽함이 강해진다.
로스트치킨 반마리를 2,500원에 먹었다.
할인하지 않았어도 돈이 아깝지 않게 먹었을 것 같다.
사랑해요, 이마트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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